무료라는 구글 AI 도구 4개의 조건을 하나씩 확인했다. 노코드 업무 자동화는 회사 계정으로 열리지도 않는다
무료라는 구글 AI 도구 4개의 조건을 하나씩 확인했다. 노코드 업무 자동화는 회사 계정으로 열리지도 않는다
구글 AI 도구 네 개를 소개하는 글을 쓰기로 했다. 목록은 미리 정해져 있었다. 웹사이트 주소만 넣으면 SNS 콘텐츠를 기획해준다는 Pomelli, 텍스트만 쳐도 UI 시안이 나온다는 Stitch, 클릭 몇 번으로 업무를 자동화한다는 Opal, 이미지를 만들어 무드보드에 늘어놓는 Mixboard. 넷 다 구글 랩스에서 나왔고 넷 다 무료라고 적혀 있으니, 기능만 훑어서 표로 만들면 끝나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기능 정리는 실제로 금방 끝났다. 각각 뭘 넣으면 뭐가 나오는지는 공식 발표 글 네 개를 읽으면 한 시간 안에 파악된다.
그런데 마지막에 한 줄을 붙이려다 걸렸다. "그래서 지금 한국에서 열리나." 이걸 확인하러 들어갔더니 네 개의 답이 다 달랐다. 하나는 검색 결과가 서로 정반대를 말하고 있었고, 하나는 나라는 열려 있는데 언어가 안 열려 있었고, 또 하나는 나라도 언어도 넘겼는데 계정 종류에서 문이 안 열렸다. 무료라는 단어가 네 번 나왔지만 그 단어가 붙어 있는 자리가 넷 다 달랐다.
무료가 걸려 있는 문턱은 네 개다
도구를 처음 열어볼 때 대부분 확인하는 건 요금제다. 유료인지 무료인지, 카드가 필요한지. 구글 랩스 실험은 그 질문에 전부 "무료"라고 답한다. 그래서 요금제만 보면 네 개가 똑같아 보인다.
실제로 쓸 수 있느냐를 가르는 문턱은 그 아래에 네 개가 더 있다.
나라부터 걸린다. 랩스 실험은 거의 예외 없이 미국에서만 먼저 열린다. Opal은 2025년 7월 24일 공개 당시 미국 전용이었고, Mixboard는 2025년 9월 23일 미국 공개였다. 여기서 한국까지 오는 데 Opal은 두 달 반, Mixboard는 한 달이 걸렸다. 이 시차 동안 한국어 소개 글이 잔뜩 올라오는데 정작 링크를 누르면 지역 제한 안내가 뜬다.
나라가 열려도 언어는 따로 논다. 이 둘이 별개라는 걸 이번에 처음 제대로 봤다. 지원 국가 목록에 한국이 들어 있는데 지원 언어에는 영어만 적혀 있는 도구가 있다. 접속은 되고 로그인도 되는데 결과물이 영어로 나온다. 막힌 게 아니라서 더 헷갈린다.
계정 종류에서 갈리는 경우도 있다. 개인 지메일이냐 회사 워크스페이스 계정이냐에 따라 아예 문이 안 열린다. 그리고 하필 업무용으로 제일 쓸모 있어 보이는 도구가 여기서 걸린다.
마지막이 한도다. 무료인데 무한은 아니다. 그리고 이 숫자를 구글이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개된 것도 "수백 회" 같은 표현으로만 적혀 있다.
네 도구를 이 네 문턱에 세워보면 이렇게 갈린다.
| 한국에서 열리나 | 한국어 | 계정 | 한도 공개 여부 | |
|---|---|---|---|---|
| Pomelli | 열림 | 영어 전용 | 개인 또는 워크스페이스 | "수백 회"라고만 |
| Stitch | 열림 | 한국어 프롬프트 동작 | 구글 계정 | 미공개 |
| Opal | 열림 | 영어 전용 | 개인 계정만 | 미공개 |
| Mixboard | 열림 | 영어 전용 | 구글 계정 | 미공개 |
표만 보면 "다 열리네"로 읽힌다. 그런데 언어 칸과 계정 칸이 실제 사용감을 갈라놓는다.
Pomelli는 내 웹사이트를 읽고 브랜드를 뽑아낸다
Pomelli는 구글 랩스와 딥마인드가 같이 낸 마케팅 도구다. 대상은 소상공인과 중소 브랜드다.
동작은 세 단계다. 웹사이트 주소를 하나 넣으면 Pomelli가 그 사이트를 읽어서 Business DNA라고 부르는 브랜드 프로필을 만든다. 여기 들어가는 건 말투, 사용 중인 폰트, 이미지 스타일, 색 팔레트다. 그다음 그 프로필에 맞는 캠페인 아이디어를 여러 개 뽑아준다. 마지막으로 그 아이디어를 실제 에셋으로 만든다.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유튜브에 올릴 수 있는 형태로 나온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입력이 프롬프트가 아니라 URL이라는 것이다.
이미지 생성 도구를 실무에 붙여본 사람이면 어디서 시간이 새는지 안다. 이미지 한 장 뽑는 건 몇 초면 된다. 오래 걸리는 건 "우리 브랜드는 이런 톤이고, 이런 색을 쓰고, 이런 말투를 쓰고, 이런 사진은 안 쓴다"를 매번 프롬프트로 다시 설명하는 일이다. 그것도 매번 조금씩 다르게 설명하게 되니까 결과물이 계속 어긋난다. 지난주 인스타 카드랑 이번주 카드가 다른 브랜드처럼 보이는 이유가 대개 여기 있다.
Pomelli는 그 설명을 사람이 쓰지 않고 사이트에서 긁어온다. 웹사이트에 브랜드를 이미 다 표현해놨으면 그게 곧 프롬프트라는 발상이다. 브랜드 가이드를 문서로 만들어 유지하는 회사보다, 만들 여력이 없어서 사이트 하나로 버티는 회사가 더 많다는 현실을 정확히 겨냥했다.
세 단계 중에 사람들이 과소평가하는 건 가운데 있는 아이디어 단계다.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야 하는 계정을 운영해본 사람은 진짜 병목이 제작이 아니라는 걸 안다. 만드는 건 반나절이면 되는데, 이번주에 뭘 올릴지가 안 떠올라서 월요일이 통째로 날아간다. 그러다 결국 지난달에 했던 걸 조금 바꿔서 다시 올린다. Pomelli는 브랜드 프로필을 먼저 잡아놓고 거기서 캠페인 후보를 뽑는 순서라, 아이디어가 매번 백지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이 도구가 대체하려는 건 디자이너가 아니라 "이번주 뭐 올리지" 회의 쪽에 가깝다.
제품 정보를 등록하는 카탈로그가 붙어 있어서, 어떤 상품을 어떤 캠페인에 태울지 고를 수 있다. 스튜디오 촬영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포토슛 기능도 따로 있다.
2026년 5월 19일 업데이트에서 두 가지가 더 붙었다. 하나는 브랜드북이다. 뽑아낸 색과 폰트와 이미지를 묶어서 브랜드 가이드 문서로 만들어준다. 다른 하나는 웹사이트 생성이다. 몇 번 클릭으로 사이트 한 벌을 세워준다. 브랜드 프로필 만드는 걸 도와주는 에이전트도 같이 들어갔다. 사이트를 읽어서 브랜드를 뽑던 도구가 이제 사이트 자체를 만들어준다는 건, 입력으로 넣을 사이트조차 없는 사람까지 대상에 넣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언어다. 구글 랩스 지원 현황 문서를 열어보면 한국은 사용 가능한 나라 목록에 들어 있다. 그런데 같은 문서의 지원 언어 항목에는 영어 한 줄만 적혀 있다. 나라는 열려 있고 언어는 안 열려 있다.
실제로 무슨 뜻이냐면, 한국어 쇼핑몰 주소를 넣었을 때 색 팔레트나 폰트 같은 시각 요소는 뽑히더라도 카피는 영어로 나온다는 얘기다. 국내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에 바로 붙이기는 어렵다. 나온 문구를 다시 번역해서 갈아끼울 거면 애초에 이 도구를 쓸 이유가 절반은 사라진다. 브랜드 톤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게 핵심인데 그 톤이 다른 언어로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영문 랜딩 페이지를 이미 갖고 있고 글로벌 SNS를 굴리는 쪽이라면 지금 상태로도 쓸 데가 있다. 국내 브랜드라도 해외 채널을 따로 운영한다면 그쪽 계정에 먼저 붙여보는 게 순서에 맞는다.
무료 조건도 흐릿하다. 구글은 "현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쓰고 이미지와 영상을 "수백 회" 생성할 수 있다고만 적어놨다. 정확히 몇 번인지는 없다. 한도가 바뀌면 도움말 문서에 반영하겠다는 문장이 따라붙어 있는데, 이건 바꿀 생각이 있다는 뜻으로 읽는 게 맞다.
계정은 개인 지메일도 되고 워크스페이스 계정도 된다. 다만 회사 계정에서 오류가 나면 관리자가 랩스 접근을 열어줘야 한다. 만 18세 이상 제한이 걸려 있고, 생성된 이미지는 올리기 전에 사람이 확인하라고 도움말에 명시돼 있다.
Stitch는 피그마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빈 화면을 없앤다
Stitch는 2025년 5월 I/O에서 나왔다. 텍스트를 치거나 이미지를 넣으면 UI 시안이 나오고, 그 시안을 피그마에 붙여넣거나 프론트엔드 코드로 내보낼 수 있다.
입력이 두 갈래인 게 특징이다. 하나는 "결제 흐름이 있는 음식 배달 앱 화면"처럼 말로 설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으로 그린 스케치나 다른 앱 스크린샷, 와이어프레임을 이미지로 던지는 것이다.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건 이미지를 던지는 쪽이다. 머릿속에 이미 그림이 있는데 그걸 말로 옮기는 게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냅킨에 그린 박스 몇 개를 사진 찍어 넣으면 그게 화면이 되어 나온다.
출력은 화면 여러 장이 한 번에 나온다. 2025년 12월 10일 Gemini 3 적용 업데이트에서 프로토타입 기능이 붙어서, 캔버스에 흩어진 화면들을 서로 이어 동작하는 흐름으로 묶을 수 있게 됐다. 정적인 시안 한 장이 아니라 화면 전환이 되는 물건이 나온다는 뜻이다. 이게 왜 차이인지는 리뷰 회의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면 안다. 화면 다섯 장을 늘어놓고 설명하는 것과, 눌러보게 하는 것은 받는 피드백의 질이 다르다.
모드 이야기도 해둬야 한다.
모드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표준 모드는 빠른 모델을 써서 횟수를 많이 주고, 실험 모드는 더 무거운 모델을 써서 품질을 올리는 대신 횟수가 적다. 이건 흔한 구성인데, Stitch에서는 여기에 제약이 하나 더 붙는다. 이미지를 참조해 만드는 실험 모드에서는 피그마 내보내기가 지원되지 않는다.
이 조합이 실무에서 만드는 상황이 좀 얄궂다. 품질 좋은 시안이 나오는 쪽에서 만든 결과물을 정작 디자이너에게 넘길 수 없다. 넘기려면 품질이 낮은 쪽에서 다시 만들어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실험 모드를 탐색용으로 쓰고, 방향이 잡히면 표준 모드로 다시 만들어 내보내는 식의 우회가 필요하다.
피그마로 내보내면 레이어와 컴포넌트가 유지된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이미지 한 장으로 나오면 디자이너 입장에서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는데 레이어가 살아 있으면 그 위에서 고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 생성물이 실무에 들어가느냐 마느냐는 대개 이 지점에서 결정된다. 편집 가능한 상태로 넘어오지 않는 산출물은 참고 이미지일 뿐이다.
코드 내보내기도 같은 눈으로 봐야 한다. 나오는 코드는 그대로 배포할 물건이 아니라,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의 대화를 줄이는 매개에 가깝다. 간격이 몇 픽셀인지 묻고 답하는 왕복을 코드가 대신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자주 나온다. Stitch가 피그마를 대체한다는 식의 기사가 많은데, 실제로 대체되는 구간은 좁다. 대체되는 건 빈 캔버스에서 첫 화면을 만들 때까지의 시간이다. 디자인 시스템 관리, 여러 명이 같은 파일을 놓고 코멘트 다는 협업, 개발자 핸드오프 규격 같은 건 여전히 피그마 쪽이다. 디자인 도구의 해자가 어디 있는지는 피그마 주가가 8% 빠졌을 때 한 번 짚은 적이 있는데, 그때 본 그림과 지금 Stitch를 보는 감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생성이 쉬워질수록 가치는 축적된 자산과 협업 흐름 쪽으로 밀려난다.
한국어 프롬프트는 동작한다. 영어로 쓸 때 결과가 더 정확하다는 후기가 많기는 하다. UI 안에 들어가는 텍스트는 생성 후에 클릭해서 한국어로 바꾸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한글은 자간과 줄바꿈이 영문과 달라서, 영어로 잘 맞던 레이아웃이 한국어를 넣는 순간 깨지는 일도 생긴다.
한도 이야기가 좀 재미있다. 이번에 확인하면서 서로 다른 숫자를 봤다. 어떤 곳은 월 550회라고 적어놨다. 표준 모드 350회에 실험 모드 200회를 더한 값이라는 설명까지 붙어 있다. 다른 곳은 하루 15회라고 적어놨다. 두 숫자는 같은 정책일 수가 없다. 한 달로 환산하면 450회 언저리라 총량은 비슷해 보이지만, 하루 상한이 있느냐 없느냐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주말에 몰아서 작업하는 사람에게는 이 차이가 전부다.
구글 공식 문서에서는 Stitch의 생성 한도를 찾지 못했다. 발표 글에도 도움말에도 숫자가 없다. 돌아다니는 숫자들은 전부 누군가 화면에서 본 카운터를 옮겨 적은 것이고, 시점이 다르면 값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실험 단계의 도구에서 한도는 조용히 바뀌는 값이다.
그러니 이 부분은 이렇게 쓰는 게 정확하다. 지금 몇 회인지는 도구 안의 카운터를 직접 보고, 그 숫자가 다음 달에도 같을 거라고 가정하지 않는 것.
Opal은 업무 자동화 도구인데 업무 계정으로 안 열린다
Opal은 2025년 7월 24일에 공개됐다. 자연어로 "이런 걸 하고 싶다"고 설명하면 프롬프트와 모델과 도구가 연결된 시각적 워크플로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노드가 줄줄이 이어진 그림이 나오고, 그 노드를 클릭해서 고칠 수 있다. 코드는 한 줄도 안 쓴다.
여기까지는 흔한 노코드 소개다. 실제로 볼 만한 지점은 그다음이다.
완성된 워크플로를 미니 앱으로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링크를 받은 사람은 구글 계정만 있으면 바로 쓴다. 설치할 것도 없고 프롬프트를 배울 필요도 없다. 만든 사람과 쓰는 사람이 분리된다는 게 이 도구의 실제 가치다.
이걸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이렇다. 매주 경쟁사 다섯 곳의 공지사항을 확인해서 변경점을 표로 정리하는 일이 있다고 하자. 지금은 이걸 잘하는 사람이 프롬프트를 다듬어가며 혼자 처리한다. 옆자리에서 "그 프롬프트 좀 알려주세요" 하면 채팅창에 복사해서 던져주고, 받은 사람은 자기 상황에 맞게 또 고친다. 그러다 결과가 이상하면 다시 물어본다. Opal은 그 과정을 링크 하나로 바꾼다. 입력창에 회사 이름 다섯 개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표가 나오는 앱이 되는 것이다.
디버깅이 붙은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2025년 10월 7일 한국을 포함한 15개국 확대 시점에 워크플로를 단계별로 실행하면서 어디서 터졌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이 들어갔다. 기존 노코드 도구들이 사람들 손에서 떨어져나간 이유가 대개 여기였다. 만들 때는 쉬운데 안 될 때 왜 안 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 노드 하나가 조용히 빈 값을 뱉으면 그 아래 전부가 이상해지는데, 화면에는 그냥 결과가 이상하다는 것만 보인다. 단계별 실행이 있으면 최소한 어느 칸에서 어긋났는지는 짚을 수 있다. 같은 업데이트에서 생성 속도가 줄었고 병렬 실행도 들어갔다. 이후 지원 국가는 160개국이 넘는 규모로 다시 늘었다.
그리고 지금은 Opal이 제미나이 웹앱 안으로 들어갔다. Gems from Google Labs라는 이름으로 붙어 있고, opal.google 주소로도 접근한다. 기존의 클래식 Gem이 같은 지시를 반복해서 쓰는 채팅 프리셋이라면, 이쪽은 여러 단계를 엮은 미니 앱이라는 게 구글의 구분이다.
문제는 이 통합 문서에 적힌 조건이다.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도구와 같다. 그런데 그다음 줄에 개인 구글 계정이 필요하고 회사나 학교 계정으로는 지원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언어는 영어만 지원한다. 만들고 편집하는 건 컴퓨터에서만 되고, 모바일이나 구글 메시지나 크롬 확장에서는 안 된다.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목적으로 소개된 도구가 업무 계정으로는 안 열린다. 이 조합을 확인하고 잠깐 멈췄다.
물론 개인 지메일로 로그인하면 쓸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쓰는 순간 다른 문제가 생긴다. 회사 업무를 자동화하려면 회사 데이터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 데이터가 개인 계정 쪽으로 흘러가는 구조가 된다. 대부분의 회사 보안 정책에서 이건 그냥 안 되는 일이다. 사내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은 기능을 다 보기도 전에 계정 조건 한 줄에서 끝난다.
이게 구글의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워크스페이스 계정에 실험 도구를 열어주는 건 관리자 정책, 데이터 보관 규정, 지역별 컴플라이언스가 전부 얽히는 일이라 랩스 단계에서 감당할 범위를 넘어선다. 그래서 순서가 개인 계정 먼저다. 다만 소개 문구는 업무 자동화를 앞세우고 있으니, 그 문구만 보고 사내 도입을 그려본 사람은 로그인 화면에서 처음 알게 된다.
데이터가 어디 남는지도 확인해둘 만하다. 도움말에 따르면 Opal에서 만든 미니 앱, 그 앱과 주고받은 내용, 업로드한 미디어는 구글 드라이브의 Opal 폴더에 저장된다. 그리고 Opal은 제미나이 앱의 일부가 아니라서 제미나이 활동 기록에는 남지 않는다. 데이터 처리는 구글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따른다.
이 두 문장을 같이 읽어야 그림이 나온다. 익숙한 제미나이 활동 관리 화면에서 Opal 기록을 찾으면 안 보인다. 대신 드라이브에 폴더가 하나 생겨 있다. 지우려면 그쪽을 봐야 한다. 데이터가 어디 쌓이는지 모르는 채로 쓰다가 나중에 정리하려면, 있는 줄도 몰랐던 폴더를 찾는 일부터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Opal의 현실적인 쓸모는 개인 작업 쪽이다. 매주 반복하는 정리 작업, 웹에서 자료를 긁어와 형태를 맞추는 일, 개인적으로 구독하는 뉴스레터 요약 같은 것. 사내 도입 검토는 계정 정책이 풀린 뒤에 해도 늦지 않다.
Mixboard는 생성이 아니라 배치를 판다
Mixboard는 2025년 9월 23일에 미국에서 먼저 열렸다. 무한 캔버스 위에 이미지와 텍스트 블록을 늘어놓고 생각을 굴리는 도구다. 구글은 이걸 콘셉트 보드라고 부른다.
이미지 생성과 편집은 나노 바나나가 맡는다. 제미나이 계열 이미지 모델이고, 자연어로 "이 부분만 바꿔줘" 하는 식의 편집이 된다. 보드에 올라간 이미지를 근거로 텍스트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생성하거나 비슷한 걸 더 뽑는 버튼이 있다. 내가 가진 사진을 올려놓고 거기서 출발하는 것도 된다.
차별점은 그림 실력이 아니다.
이 도구가 다른 이미지 생성기와 갈라지는 지점은 생성 품질이 아니라 배치다. 이미지 한 장을 잘 뽑는 도구는 이미 많다. 그런데 아이디어를 굴리는 실제 과정은 한 장을 잘 뽑는 게 아니라 여러 장을 옆에 놓고 비교하고 버리고 다시 뽑는 일이다.
그 반복이 어디서 이뤄지느냐가 작업 속도를 가른다. 지금 대부분은 이렇게 한다. 생성 도구에서 이미지를 뽑아 다운로드하고, 슬랙이나 노션에 올리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생성 도구로 가서 프롬프트를 고치고, 또 다운로드하고 또 올린다. 이 왕복에서 잃는 게 시간만이 아니다. 세 번째 시안을 뽑을 때쯤이면 첫 번째 시안이 왜 별로였는지가 기억에서 흐려진다. 나란히 안 보이기 때문이다. Mixboard는 그 반복을 한 화면에 넣었다.
용도로 구글이 예시로 든 건 인테리어, 이벤트 기획, 제품 아이디어, DIY다. 개발자보다는 기획이나 디자인 쪽 손에 먼저 맞는 도구로 보인다. 미로 같은 화이트보드와 핀터레스트 같은 이미지 수집기를 합쳐놓은 물건이라는 평이 많은데, 실제로 그 두 도구를 오가며 하던 일이 맞다.
텍스트 블록이 이미지에서 나온다는 부분도 그냥 넘길 게 아니다. 보통은 순서가 반대다. 기획서를 쓰고 그에 맞는 이미지를 찾는다. 그런데 실제로 아이디어가 굳는 순간은 글을 쓸 때가 아니라 그림 몇 장이 옆에 붙었을 때인 경우가 많다. 보드에 올라간 이미지들을 근거로 설명 문구를 뽑아준다는 건, 눈으로 먼저 고르고 말은 나중에 붙이는 순서를 도구가 인정한다는 뜻이다.
안 되는 것도 봐두는 게 좋다. 여러 명이 같은 보드를 동시에 만지는 실시간 협업은 이 도구의 소개에 나오지 않는다. 미로나 피그잼을 떠올리고 들어가면 그 부분에서 어긋난다. 혼자 생각을 펼치는 캔버스지 회의실 화이트보드는 아니다.
한국은 2025년 10월 31일에 180여 개국 확대에 포함되면서 열렸다. 같은 업데이트에서 보드 크기가 네 배로 커졌다. 초기 사용자들이 캔버스가 좁다고 한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인데, 이 사실 자체가 정보다. 사람들이 이 도구에서 실제로 하는 일이 몇 장 뽑고 끝내는 게 아니라 잔뜩 늘어놓는 쪽이라는 뜻이다. 웹 전용이라 앱스토어에는 없고, 모바일에서도 브라우저로 접속한다.
네 개를 굳이 다 열어볼 필요는 없다
넷을 같이 놓으면 겹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작업 순서로 세워보면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
뭘 만들지가 아직 안 정해진 단계에는 Mixboard가 맞는다. 방향이 잡혀서 화면으로 옮겨야 하면 Stitch다. 만들고 나서 반복되는 일을 남에게 넘길 앱으로 묶는 게 Opal이고, 다 만든 걸 알리는 쪽이 Pomelli다. 발산에서 시작해 형태를 잡고, 반복을 자동화하고, 밖으로 내보내는 순서다.
그래서 지금 손에 쥔 문제가 어느 칸에 있는지를 먼저 보면 된다. 브랜드 콘텐츠를 계속 찍어내야 하는 쪽이면 Pomelli를 보되 영어라는 조건을 먼저 감안하고, 화면 시안이 급하면 Stitch가 제일 빠르다. 반복 작업을 앱으로 만들어 넘기고 싶으면 Opal인데 개인 계정 조건에서 한 번 걸린다.
넷 다 공통으로 약한 지점도 있다. 결과물을 기존 업무 도구로 넘기는 경로다. Stitch만 피그마 내보내기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화면에서 받아 저장하는 수준이다. 랩스 실험은 그 도구 안에서 한 사이클을 도는 데까지는 잘 만들어져 있는데, 그 바깥에 이미 굴러가는 업무 흐름과 물리는 부분은 아직 얇다. 그래서 넷 중 무엇을 고르든 지금은 본 작업의 앞단에 붙이는 도구로 보는 게 맞다. 여기서 나온 걸 받아서 원래 쓰던 도구에서 마무리하는 그림이다.
지원이 없다는 점도 같다. 실험 딱지가 붙은 제품은 장애가 나도 문의할 창구가 사실상 없다. 마감이 걸린 작업의 유일한 경로로 두면 안 되는 이유가 이쪽이다.
무료에는 이미 정해진 다음 단계가 있다
네 도구를 다 확인하고 나서 남은 질문은 "그래서 이게 언제까지 무료냐"였다. 이건 추측할 필요가 없다. 구글 랩스 안에 이미 앞서간 사례가 있다.
영상 도구 Flow와 이미지 도구 Whisk가 그 경로를 먼저 갔다. 지금 이 둘은 크레딧으로 돌아간다. 구독이 없으면 하루 50 크레딧이 무료로 주어지고, AI Plus는 월 200, AI Pro는 월 1,000, Ultra 등급은 월 1만에서 2만 5천 크레딧을 받는다. 한도를 다 쓰면 Pro와 Ultra 가입자는 크레딧을 따로 살 수 있다.
이 구조를 보면 랩스 실험이 걸어가는 길이 보인다. 처음엔 미국에서만, 무료로, 한도를 안 밝히고 연다. 사용자가 늘고 쓸모가 확인되면 나라를 늘린다. 그다음에 구글 원 구독 체계 안으로 들어가면서 크레딧이 붙는다. 그 시점에 무료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한도가 줄어든 채로 남는다. 하루 50 크레딧이라는 숫자가 딱 그 자리다. 맛은 보되 업무에 붙이려면 결제하라는 선이다.
그래서 지금 네 도구에 붙은 무료는 "공짜다"가 아니라 "아직 값을 안 매겼다"에 가깝다. 반무료라는 표현이 그래서 정확하다. 지금 안 내는 건 맞는데, 안 내는 상태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걸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의 차이는 결과물을 어디에 쌓느냐에서 갈린다. 도구 안에만 자산이 쌓이면 과금이 시작될 때 선택지가 없다. Stitch로 만든 시안은 피그마로 빼놓고, Mixboard 보드는 이미지로 받아놓고, Pomelli가 뽑은 브랜드북은 문서로 저장해두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대비다. 이건 구글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실험 딱지가 붙은 제품의 성격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랩스에서 조용히 사라진 실험이 이미 여럿이다.
무료로 들어온 도구에 값이 붙는 과정은 회사가 사주는 AI를 쓰다가 결국 내 돈으로 또 산 이야기에서 한 번 겪어봤다. 일상에 들어온 다음에 값이 매겨지면, 그때는 이미 안 쓸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 있다. 그 시점의 선택은 선택이 아니다.
넣기 전에 확인할 것
기능보다 먼저 볼 게 하나 더 있다. 네 도구가 받아가는 입력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
Pomelli는 내 웹사이트를 읽는다. 공개된 페이지라 새삼스러운 노출은 아니지만, 브랜드 자산이 생성물로 재조합된다는 점은 다르다. 그리고 만들어진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기 전에 눈으로 확인하라고 구글이 도움말에 명시해뒀다. 제품 사진에 없는 기능이 그려지거나 문구가 틀리는 일이 실제로 있다는 뜻이다.
Opal은 앞서 본 대로 개인 계정으로만 열리고 결과물이 드라이브에 남는다. 회사 데이터를 넣지 않는다는 선을 먼저 긋고 시작하는 게 맞다.
Stitch와 Mixboard는 상대적으로 입력이 가볍다. 다만 Stitch에 사내 서비스의 실제 화면 스크린샷을 던지는 건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아직 공개 안 한 화면이면 와이어프레임을 새로 그려 넣는 쪽이 안전하다.
구글이 지금 랩스에서 쏟아내는 물건들이 모델 자랑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도구 쪽으로 몰려 있다는 건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같은 인상이었다. 파는 게 모델이 아니라 에이전트고 워크플로다. 이번 네 개도 그 흐름 위에 있다. 웹사이트를 읽는 마케팅 에이전트, 화면을 이어 붙이는 디자인 도구, 노드로 엮은 자동화, 캔버스 위의 콘셉트 보드. 전부 "이 모델이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니라 "이걸로 뭘 끝낼 수 있나"를 묻는 형태다.
정작 이번에 제일 오래 걸린 작업은 기능 파악이 아니라 조건 확인이었다. Pomelli 하나만 해도 어떤 문서는 미국과 캐나다와 호주와 뉴질랜드 네 나라라고 하고, 어떤 곳은 170개국이라고 하고, 또 어떤 곳은 한국은 안 된다고 적어놨다. 구글 공식 지원국 문서를 직접 열어보고서야 한국이 목록에 있고 언어는 영어뿐이라는 게 확인됐다. 실험 단계 제품은 이 정도로 정보가 흩어져 있다. 심지어 그 흩어진 정보들이 다 같은 시기에 쓰였다. 틀린 게 아니라 각자 자기가 본 시점의 사실을 적어둔 것뿐인데, 읽는 쪽에서는 구분할 방법이 없다.
확인하는 자리도 정해져 있다. 나라와 언어는 구글 랩스 도움말의 지원 현황 문서에 있고, 계정 조건은 각 도구의 시작하기 문서 첫머리에 적혀 있다. 한도만 문서에 없어서 로그인한 다음 화면에서 봐야 한다. 블로그나 유튜브 소개를 먼저 보면 이 세 자리를 다 건너뛰게 된다. 소개하는 쪽은 대개 이미 열려 있는 환경에서 찍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글에서 가져갈 게 있다면 기능 목록이 아니라 확인 순서 쪽이다. 나라를 보고, 언어를 보고, 계정 종류를 보고, 한도 카운터를 본다. 이 네 개를 통과한 다음에 기능을 보면 된다. 반대 순서로 하면 마음에 드는 기능을 다 읽고 나서 로그인 화면 앞에서 되돌아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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